말러 교향곡 1번 "거인" 텐슈테드 CSO
Symphony No.1 "Der Titan" In D Major
Klaus Tennstedt
Chicago Symphony Orchestra
1. I. Langsam. Schleppend - Im Anfang Sehr Gemachlich
2. II: Kraftig bewegt, doch nicht zu schnell
3. III: Feierlich und gemessen, ohne zu schleppen
4. IV: Sturmisch bewegt
말러 교향곡 1번 라장조 타이탄
탐미적인 멜로디, 치밀한 음악적 전개, 괴기스러운 분위기의 화성구조를 지닌 말러의 교향곡 1번 '타이탄'은 작곡가 자신이 삶의 지표를 투영해 놓은 곡이다. 그래서 이 작품을 제대로 읽어내기란 만만치 않은 일이 된다. 그래서인지 이 곡을 두 번씩 연거푸 녹음한 지휘자도 적지 않다.
한인간의 생에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은 아마도 이십대의 젊은 날일 것이다. 그 '젊음'이 가지고 잇는 싱싱한 생명력과 꿈, 좌절과 고뇌, 사랑의 기쁨과 실연의 아픔은 사람의 생을 송두리 째 바꿀 수 있을 만큼 매혹적이고도 도발적이다. 스물 여덟 살의 말러가 그의 첫 교향곡을 완성했을 때, 말러는 분명 그러한 출발점에 서 있었다. 많은 교향곡 작곡가들 가운데 자신의 첫 교향곡에서 말러만큼 전 생애의 지표를 제시한 사람(첫 교향곡으로 말러의 완성도에 필적하는 곡은 브람스의 1번 C 단조가 있지만, 이 곡을 완성할 당시 브람스는 이미 사십의 중년이었다)은 드물 정도다.
그의 1번 '타이탄'은 탐미적이라고 해야 할 만큼 아름답고 화려한 멜로디, 불규칙하면서도 치밀한 음악적 전개,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화성구조를 지녔다. 대편성의 관현악 구성에도 불구하고 실내악적인 정갈함을 주는 독특한 음색의 목관악기와 바그네리안의 맥을 잇는 금관의 활용이라는 '말러다움'을 지니고 있다.
[ 이정환. 월간음악 1995년 4월호 ]
작곡 : 1884~1888년
초연 : 1889년 11월20일, 부다페스트에서 말러 자신의 지휘로 이루어짐
연주시간 : 약50분
편성 : 플루트4(제3, 제4플루트는 피콜로와 겸함), 오보에4(제3오보에는 잉글리시 호른과 겸함), 클라리넷4(제3클라리넷은 베이스 클라리넷과, 제4클라리넷은 작은 클라리넷과 겸함, 4악장에서는 작은 클라리넷과 함께 연주됨), 바순3(제3바순은 콘트라바순과 겸함), 호른 7, 트럼펫 5, 트롬본 4, 튜바, 팀파니 2, 큰북, 심벌즈, 트라이앵글, 탐탐, 하프, 현5부
(우니베르잘 판에 의함)
작곡의 배경과 초연
이 교향곡은 「거인」으로 불려지기도 한다. 그것은 작곡자 자신이 곡의 내용을 표제적으로 제시하려고 붙인 것인데, 실은 「거인」이라는 이름에서 일반적으로 받아지는 인상과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말러는 독일의 낭만파의 작가인 얀 파울의 「거인」이라는 같은 이름의 시를 생각하여 이러한 이름을 붙이게 되었는데 다시 상세히 설명하기 위해 곡을 각기 두 개 악장씩 나누어 제1부에 「젊은이, 미덕(美德), 결실(結實), 고뇌(苦惱) 등의 나날에서」, 제2부에는 「인간적인 희극」이라는 제목을 붙여서 정서의 관념을 명백히 하려 했다. 그래서 이 곡은 인생을 깨닫게 된 20대의 서정이 넘친 청년들의 일반적인 감정을 지니고 있어 비좁은 세계 속에서 싸우고 혈기 왕성한 마음으로 인생 속으로 돌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관현악 편성은 크지만 말러는 각 악기를 가곡풍의 선율로 교묘하게 노래 불리게 하는 점에서 성공하고 있다. 주로 동기적인 수법이 보이고 또 많은 개혁도 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극히 보수적이다.
1888 년 말러는 라이프찌히를 떠나 수석 지휘자의 지위를 얻으려고 주요 도시의 관현악단과 절충했다. 그래서 드디어 부다페스트 왕립 가극장의 지휘자직을 얻어 그 해 10월에 부다페스트로 이사했다. 이 부다페스트에 약 2년 가까이 체재했는데 그 사이에 「제 1 교향곡」을 완성하였다. 그것을 착수한 것은 라이프찌히 시절인 1884년부터이므로 작곡에 비교적 긴 시일이 걸렸던 셈이다. 작곡자 자신의 지휘 아래 1889년 11월 20일에 부다페스트 필하모니 교항악단에 의해 「교향시」라는 제목아래 초연 되었다.
탐미적인 멜로디, 치밀한 음악적 전개, 괴기스러운 분위기의 화성구조를 지닌 말러의 교향곡 1번 '타이탄'은 작곡가 자신이 삶의 지표를 투영해 놓은 곡이다.
부다페스트에서 초연 될 때 이 곡은 단순히 '2부로 구성된 교향시'로 소개되었고 '장송 행진곡 풍으로'라고 명명된 4악장(지금의 3악장)만 제외하고는 다른 부차적인 제목은 없었다. 이 곡이 오랜 기간 후에 1893년 함부르크에서 다시 등장했을 때는 다음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소개되었다.
말러의 첫 교향곡이 작곡된 기간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작곡가 자신은 1888년 한 해의 6주 동안 열병에 결린 것처럼 몰두하여 이 곡을 작곡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그의 친구인 프리츠 뢰르나 귀도 아틀러는 작곡의 시작이 188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추측한다. 음악학자 아놀드 취틀러나 길버트 카플란도 말러가 카펠의 왕립 극장의 지휘자로 지내던 시절(1883-1885)에 있었던 극장가수 요한나 리히터와의 사랑이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와 함께 이 곡을 착수하게 만들었다 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라이프치히 시절의 여러 자료를 근거로 추측할 때 결국 교향곡에서 차용하고 있는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를 포함한 몇 아이디어들이 그의 카펠 시절로부터 시작되긴 했지만 곡의 대부분은 작곡가의 말대로 1888년의 1월에서 3월에 집중되어 작곡되어진 것 같다.
비록 1888년 5월에 라이프치히 극장 일을 그만 둔 이후로도 말러는 이 곡을 라이프치히에서 연주하고 싶어했지만, 결국 초연은 그의 부다페스트 시절 필하모니 협회의 연주회에서 이루어졌다. 결과는 완전히 실패였다. 청중들은 야유를 퍼부었고 평론가들은 작곡가가 자신들을 조롱하고 있다고 여겼다. 첫 악장들의 반응은 아주 나쁘지 않았지만 잘 알려진 노래 'Jacques Frere' 가 예고 없이 단조로 전조되어 등장하거나 극장이 떠나갈 정도로 시끄럽게 울려대는 마지막 두 악장들을 청중들은 참지 못했다. 자신의 작품을 처음으로 지휘해 본 말러가 이 초연 이후 친구들을 멀리 할 정도로 완전히 실의에 빠진 것은 물론이다.
槪說
이 교향곡은 초연 후 얼마 동안은 '교향곡 1번'으로 불리지 않고 '교향시'로 되어 있었으며, 5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리고 2악장까지를 1부로 하여 '젊은이, 미덕, 결실, 고뇌 등의 날들에서', 그 이하의 5악장까지를 2부로 하여 '인간의 희극'이라는 표제를 붙이기도 했다. 그 후 함부르크(1892년)와 바이마르(1894년)의 연주 때에는 다시 대략 다음과 같이 상세하게 설명하고, 전곡에 '거인'(Titan)이라는 표제를 붙였다.
1부 청춘의 날들에서, 젊음, 결실, 고뇌 등
1악장 끝없는 봄 - 봄은 끝나지 않고(Introduction and Allegro comodo)
서주는 동틀 무렵 깨어나는 자연을 묘사(함부르크에서는 겨울잠으로 되어 있었다)
2악장 꽃의 장(章)(안단테) - Blumine (Andante)
3악장 돛에 바람을 싣고(스케르초) - Full Sail (Scherzo)
2부 인간의 희극
4악장 좌초. (A funeral march in the style Callot)
그 내용의 설명 : 이 부분의 외적 영향은 오스트리아의 어린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옛날 이야기의 그림책에 실려 있는 <사냥꾼의 장례식>이라는 풍자화에서 유래한다. 이 그림에서는 숲의 동물들이 죽은 사냥꾼의 관을 메고, 묘지로 행진하는 것이 묘사되었는데, 토끼가 조기를 들고 앞장을 서고, 보헤미아의 악사들이 따르고, 장례 전체에 음악을 연주하는 고양이, 두꺼비, 까마귀, 그 외,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사슴, 여우, 네발 달린 동물들, 새들이 뒤따르고 있다. 그러므로 이 부분은 아이러니칼한 명랑함과, 조금 어두운 음울함이 전체를 지배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칼 로의 서식(書式)(바이마르에 있는 '사냥꾼의 장례식')에 의한 장송행진곡. 만약 필요하다면, 다음의 설명이 요긴할 지도 모르겠다. 즉, 작곡자는 이 패러디풍의 회화에서 표면적인 자극을 받았던 것이다. 이 '사냥꾼의 장례식'은 옛날이야기 책으로 남부독일의 모든 아이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거기에서는 숲의 동물들이 사냥꾼의 관을 따라 걷고 있다. 산토끼들은 깃발을 들고, 보헤미아의 음악가 악단은 선두에 있다. 거기에는 고양이, 두꺼비, 새 그 밖의 동물들이 악기를 연주하면서 더해진다. 사슴, 여우 그 외의 짐승과 숲의 날개있는 생물들이 이상한 모습으로 행진을 따른다. 여기에서 이 곡은 때로는 밝게 떠들고 때로는 음침한 무리들의 분위기를 표현한다. 곧 다음 악장이 이어진다.
5악장 <지옥에서> (Allegro furioso)
상처입은 마음으로부터의 절망이 돌연 폭발, 지옥에서 천국으로(알레그로 프리오소). 깊이 상처받은 마음을 갑자기 표현한다.
전체 교향곡의 제목은 장 폴 리히터(1763-1825)의 소설에서 따온 '타이탄'이었다. 이 프로그램이 도움이 되었는지 청중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1894년의 바이마르 연주회에서도 마지막 악장의 제목이 '지옥으로부터 천국으로'로 조금 바뀐 것을 제외하고는 함부르크 판과 거의 동일한 프로그램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평론가들이나 말러의 친구들은 이 프로그램이 오히려 더 혼동스럽고 성가시다고 생각하였고, 말러 역시 결국은 이 제목들의 부정확함을 인정하고 이런 제목들이 청중들로 하여금 곡을 잘못 이해하도록 만들 위험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결국 1896년의 베를린 연주회에서는 모든 제목들과 '불루미네' 악장이 생략되고 '대규모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교향곡 D 장조'라고만 불렀다. 악보가 출판될 때에는 관악기를 중심으로 악기가 더 보강되었고, 4악장의 클라이맥스에서는 9명의 호른 주자들이 모두 일어서도록 지시되기도 하였다. 때때로 이 지시가 지켜질 때 그 장관을 목격하실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부다페스트 초연은 문제의 프로그램이 구상되기 전에 이루어졌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에 발견된 자필 악보의 표지에 의하면 함부르크 연주회에 사용된 것과 거의 동일한 프로그램이 이미 초연 때부터 구상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역시 말러는 절대음악 보다는 R. 슈트라우스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든지 '돈키호테'처럼 여러 악장으로 이루어져 이야기를 담고 있는 큰 규모의 곡을 염두에 두었던 듯 하다.
이 표제들은 1896년 베를린 연주 때에 '거인'까지 포함하여 모두 없애버렸는데, 장 폴의 '거인'이라는 소설 내용에서 따온 것이다. 말러는 청년시절부터 이 소설을 즐겨 읽었다.
장 폴 프리드리히 리히터(1763~1825)라는 본명을 가진 독일 낭만파 작가 장 폴의 작품에는 슈만도 심취했었다. 이 장 폴이 1800년부터 1803년까지 '거인'을 썼고, 이 장편 교양소설을 발표한 후에 장 폴은 바이마르와 그 외의 편력을 거쳐 바이로이트에 정착하였다. 바이마르에서 괴테, 쉴러, 헬더와 친분이 깊었는데, 괴테와 실러의 사상적인 결합에 대립입장도 나타냈다. 이런 체험을 '거인'에서 쉴러, 이 소설에서는 천재적이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알바노가 연애나 다른 많은 인생경험에 단련되면서 원만한 성격의 인간이 되는 과정을 묘사하며, 바이마르의 궁정문화에 대한 비판, 천재주의나 거인주의에 반대하는 사상도 담았다.
말러는 이렇듯 거인주의를 예찬하는 의미에서 자신의 교향곡에 '거인'이라는 명칭을 부여한 것이 아니었다. 즉, 이 곡은 인생에 눈뜬 20대 청년의 서정미 넘치는 일반적인 감정으로, 좁은 세계 속에서 싸우는, 혈기 넘치는 마음으로 인생에 뛰어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더구나 말러는 1896년에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교향곡을 일반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하려고 친구의 권유로 표제를 붙였지만 이 표제들이 충분하지도 않고 청중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에 없애버렸다고 적었다. 또한 이 교향곡은 연애사건을 직접적인 동기로 하여 작곡되었다고도 적었다. 이 점에서도 인생에 눈뜬 20대 청년의 감정과 연결되어진다. 그리고 현재와 같이 '거인'이라는 소설이 거의 완전히 잊혀져버린 시대에는 이 곡에 '거인'이라는 명칭을 부여해도 정당하게 해석되지 않을 가능성이 아주 많다.
이런 청춘의 감정이라는 점에서, 말러가 아끼는 제자이며 지휘자인 브루노 발터는 말러를 회상하는 저서에서 이 곡을 말러의 베르테르라 고 강조하고 있다. 즉, 작곡 당시에도 일반적으로 풍미되던 괴테의 '젊은베르테르의 슬픔'과 공통되는 것이 이 곡에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런 의미에서 이 교향곡은 직전에 작곡된 4곡으로 이루어진 가곡집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와 정신적으로 연관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말러는 음악적으로도 이 교향곡과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를 연관지었다. 가장 구체적으로는 이 가곡집의 제2곡과 제4곡의 선율이 교향곡에서 사용되었다. 바꿔 말하면, 이 교향곡에는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와 마찬가지로, 말러가 체험했던 연애와 실연의 감정이 이입되었다.
이 교향곡은 초연 무렵에 5악장이었던 것과 달리 현재는 4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래도 고전파 교향곡에 비하면 큰 규모이다. 그러나 이후의 말러의 교향곡과 비교하면 대규모라고는 할 수 없다. 5악장이었던 것이 4악장의 곡으로 된 것은 1896년 베를린에서의 연주에서 원래의 2악장을 생략한 것을 계기로 하여, 1898년에 출판할 준비를 할 때에 완전히 삭제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말러가 왜 이 2악장을 없애버렸는지 정확한 이유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아마도 그 큰 이유는 이 악장이 1884년에 작곡한 요제프 빅토르 폰 세페르가 쓴 베스트셀러 희곡 '제킹엔의 나팔수' 상연을 위한 음악의 유물이었고, 마지막 악장의 제2주제에도 그것이 부분적으로 인용되었으며, 이 안단테 악장을 놔두면 곡이 너무 장대해지기 때문이었을 것(art : 비평가의 혹평도 주된 이유이나 이 곡은 교향곡의 범주로 보기엔 헛점이 드러나 있다)이 다. 또한 이 삭제된 2악장은 이후 분실된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2차 세계대전 후에 발견되어 1968년에 출판된 악보에서 처음으로 빛을 보았다. 그리고 고쳐져서 '꽃의 장(章)'이라는 제목으로 독립하여 연주되거나, 2악장으로 삽입되게 되었다.
이 교향곡의 전곡은 1악장 첫머리에 나오는 4도 하강 동기('뻐꾸기' 동기)를 기본으로 하여 멋지게 통일되어 있다. 이 동기를 사용하거나 작은 새의 울음소리같은 음형 등을 사용하여, 자연을 동경했던 말러의 모습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곧이어 나타나는, 저음현으로 연주되는 반음계적 동기도 전체적으로 중요한, 즉 부(副)기본적인 동기이다. 관현악은 4관 편성으로 꽤 큰 편성인데, 각각의 악기는 가곡풍의 선율에서 선적(線的)으로 움직이는 일이 많으며 대위법적인 색채의 묘미도 낸다. 말러 특유의 맑고 깨끗함이 배어나온다.
말러는 1883년에 카셀 궁정악장으로 임명되어 취임하였다. 그리고 여기에 재직 중이던 1884년에 현재의 '교향곡 1번'을 스케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것이 말러가 교향곡에 최초로 도전하는 것은 아니었다. 예를 들면, 1882년에 '북극 교향곡'이라고 불리는 것을 작곡하는 데에 몰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역부족이었기에 말러가 만족할 만하게 만들어지지 못해서 결국 폐기되어 버렸다.
말러는 카셀에 재직하면서 그 지위에 만족하지 못하여, 좀더 좋은 지위를 찾으려 하거나 드레스덴 가극장의 지휘자가 되려고 하거나 한스 폰 뷜로의 보조지휘자가 되려 하는 등 여러 가지로 노력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또한 요한나 리히테르라는 여인에게 열렬한 애정을 갖고 구애를 했으나, 그것도 부질없이 실연으로 끝나버렸다. 이 연애의 실연과 함께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의 작곡이 진행되어, 1885년 1월 1일에 완성되었다.
이 1885년에는 프라하의 도이치 극장 제2지휘자로 취임하였는데, 다음해인 1886년에는 니키쉬(Artur Nikisch) 밑에서 라이프치히 시립가극장의 제2악장으로 일하기 시작한다. 바로 이 즈음, 말러는 다시 새로운 연애를 시작한다. 그 상대는 작곡가 베버의 손자의 아내였다. 한편, 말러는 니키쉬 이외의 라이프치히 극장의 주요 인물들과 사이가 나빠지고 건강도 나빠져 라이프치히에 머물기 어려워져, 뮌헨에서 1888년 여름에 수술을 받은 후에 10월에 부다페스트 왕립가극장의 지휘자로 옮기게 되었다. 말러는 여기에서 바그너의 몇 개 작품을 헝가리어로 초연하고 모차르트와 베버의 가극 상연을 위해 엄격한 연습을 해내는 등, 가극장 지휘자로서의 명성을 높혔다. 1890년에 브람스는 말러가 지휘한 '돈 죠바니'를 접하고 매우 감격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브람스는 이상적인 '돈 죠바니'의 상연을 보려면 부다페스트로 가는 것이 좋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art : 브람스가 이 공연을 듣고서 훌륭하다! 도대체 악마같은 친구야!! 라고 외치고선 친구들과 함께 급히 무대로 뛰어 올라가 말러를 포옹하면서 생애에서 가장 훌륭한 '돈 죠바니'라 극찬했음)
작곡 방면에서 말러는 '교향곡 1번'의 스케치 이후, 차츰 작곡을 진행하였다. 그래서 1887년에는 거의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었던 듯하다. 그와 거의 동시에 '교향곡 2번'의 스케치를 시작하였다. '교향곡 1번'은 부다페스트로 옮기고 나서 세부적으로 수정을 가하여, 1888년에 완성되었다. 이때까지 브람스는 이미 4곡의 교향곡을 발표하였고 브루크너는 최후의 '교향곡 9번' 대부분을 완성하였다. 즉, 그 후부터 소위 후기 낭만파 교향곡 계열의 최후를 장식하는 말러의 일련의 교향곡이 탄생되었던 것이다.
'교향곡 1번'의 초연은 1889년 11월20일에 말러 자신의 지휘로 부다페스트 필하모니의 연주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러나 그 결과는 성공적이지 못했고 오히려 냉담하기까지 했다.(art : 이 당시의 공연 풍경을 묘사하자면 정말 참담하기 그지없다. 1악장이 연주되는 중간에는 지루한 표정에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키득거리고 기침소리가 여기저기 들렸다. 2악장은 미지근한 박수를 받았으나 3악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야유하는 듯, 웃음이 터져 나오고 피날레가 끝난 후 브라보 소리가 나오긴 했지만 객석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런 이유도 있고 하여, 말러는 이 곡의 총보를 1899년까지 출판하지 않았다. 단, 그 사이에 적어도 3회는 연주되었다. 무엇보다 말러 자신도 이 곡은 당시의 사람들에게 좀처럼 이해되기 어렵다고 생각하였던 듯, 비엔나에서조차 1900년대에 들어선 후에도 몇 회밖에 지휘하지 않았다. 그때마다 말러는 적의를 가지고 있는 비평가들의 조소적인 비판에 시달려야만 했다.(art : 비엔나 비평계의 반응은 날이 갈수록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유명한 음악평론가인 한슬릭은 이에 우리들 중 한쪽이 미쳤음에 틀림없지만 우리는 아니야!!란 이름난 하마평을 남길 정도였다) 그러나 그 후에 이 곡은 많은 지휘자들에게 선택을 받게 되었고, 현재는 19세기 말 교향곡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art : 말러가 초연했을 시기에 이 곡은 극도로 버림받은 작품이었으며, 이 곡의 혹평만 모아도 단편 수필 한 권은 족히 만들 수 있을 정도였다. 허나, 오늘날에는 이 곡은 자주 연주되는 훌륭한 곡으로 바뀌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리고 점차 오늘날에는 폭발하는 듯한 타악기 소리와 작렬하는 금관악기에 열광적인 '브라보'를 양산하는 레퍼토리로 변모해 가고 있다) 악보는 1899년에 비엔나의 바인베르거 출판사에서 출판되었다.
1악장 라 장조 4/4박자. 소나타 형식.
봄은 끝나지 않고 Introduction and Allegro comodo
서주를 포함한 소나타 형식으로 간주할 수 있기는 하지만 결코 전통적인 의미로서의 형식은 아니다. 서주는 상당히 길다. (1-58마디) 여기에서 현악기의 '오르간 포인트'('페달 포인트' 라고도 하는데 몇 마디에 걸쳐 한 음 만을 길게 지속시키는 것을 일컫는다. 이를 배경으로 다른 성부에서는 자유롭게 화성 진행이 이루어진다)를 배경으로 간간이 울리는 클라리넷이나 무대 뒤의 트럼펫 팡파르는 긴 겨울잠으로부터 자연을 깨운다. 이 서주는 단순히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발전부의 시작을 알리기도 하며 4악장에서도 주요하게 다루어진다. 제시부(62-357마디)가 시작되며 첼로에 의해 등장하는 주제는 말러의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중 두 번째 곡인 '오늘 아침 들판을 거닐 때'이다. 그 가사의 이미지를 차용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여기에서 이 곡이 전통적인 소나타 형식이라고 부르기는 어려운 것이 이 주제와 대비를 이루는 제 2주제의 등장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사용되는 주제는 하나밖에 없다. 발전부(163-357) 역시 서주로 시작된다. 그 다음 등장하는 호른의 멜로디는 '마탄의 사수' 중에서 '사냥꾼의 합창'을 연상시킨다는 의견을 종종 듣게 되는 데 정말로 그러하다. 이 멜로디 이후 등장하는 첼로의 칸타빌레 멜로디가(221마디) 제시부에 존재하지 않았던 소나타 형식의 제2주제 역학을 함으로서 바로 제1주제와 결합되며 발전된다. 또한 발전부에서는 피날레에서 사용될 '지옥' 주제가 어렴풋이 소개되기도 한다(305마디). 재현부(358-442마디)는 트럼펫의 요란한 팡파르 이후 다시 나오는 '사냥꾼의 합창'으로 시작되고 첼로의 칸타빌레 멜로디로 이어진다.
곡은 '유연하고 장중하게'라고 지정된 서주로 시작된다. 여기에는 '자연의 소리처럼'이라고 적혀있다. 솔직하고 간결함을 보여주는 듯한 현의 긴 라음의 오르겔풍크트 위에서 오보에와 바순이 4도 하강하는 특징적인 동기를 연주하고, 이어서 클라리넷이 멀리서 들리는 듯한 팡파르를 연주한다. 라 단조에 기초하여, 고요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말러에 의하면, 첫머리의 4도 동기는 뻐꾸기의 울음소리를 모방한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자연의 고요함이 펼쳐진다. 이 4도 동기는 단지 이 서주뿐만 아니라 1악장을 비롯하여 전곡의 주요 동기나 주제를 만들어내어, 전체를 연결짓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또 하나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기가 있다. 그것은 이 4도 동기와 대비를 이루는 반음계적인 것으로, 곧이어 저음현으로 나타난다.
이것을 다루면서 라 장조로 바뀌고, 4도 동기를 클라리넷으로 연주한 후 곡은 주요부로 들어가며 첼로로 제1주제가 연주된다.
이것은 전작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의 제2곡 '아침 들판을 거닐었다'에 기초한 것으로, 다른 악기를 더하고 대위법적으로 사용하여 변형되었다. 조바꿈을 거쳐 가 장조에 이르면 제1주제와 밀접하게 관련된 대위법적인 제2주제가 나타난다. 여기서부터 정점이 구축되며 관이 조용히 가라앉고 현이 사라지듯이 상승하면 제시부가 끝난다.
발전부는 고음현의 음 위에서 제2주제가 목관으로 변형되어 연주되면서 시작된다. 전원적인 고요함 속에서 첼로가 오르겔풍크트 위에서 호소하는 듯한 선율을 내면, 약간 속도를 늦추어 곡은 오보에로 연주되는 악보 1과 하프로 연주되는 악보 2를 결합해서 제시한다.
여기에 다시 악보 3의 단편이 더해진다. 그러나 곧 다시 목관으로 뻐꾸기 울음소리를 남기면서 곡은 고요해진다. 호른의 부드러운 울림이 끝나면 플루트가 새처럼 사랑스럽게 지저귄다. 그 밑에서 첼로가 악보 5를 연주한다. 거기에 이끌려서 바이올린은 악보 3, 4의 선율을 연주하고 잠시 이것이 전개된다. 내림 라 장조에 이르러 현의 움직임 속에서 목관이 새로운 선율을 연주하고 곧이어 바이올린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게 된다.
지금까지의 여러 가지 동기를 다루면서 곡은 전개의 클라이맥스로 고조되어 간다. 저음악기에 악보 6의 바소 오스티나토가 나타나 ff의 정점을 만들어내면, 지금까지의 선율을 대위법적으로 처리하면서 또 한번 pp에서 ff까지 크레센도하고 거기서 제1주제를 제시한다. 발전부가 끝나고 재현부가 된 셈인데 이후 거의 제시부와 같은 형태로 진행되고, 최후에 4도 동기를 높게 제시하면서 곡은 강렬한 울림으로 끝마친다.
2악장 꽃의 장(章) 안단테 알레그레토 다 장조 6/8박자. Blumine - Andante
Kräftig bewegt, doch nicht zu schnell
스케르쪼는 말러가 즐겨 사용하는 민속 왈츠 형식, 렌틀러이다. 말러는 이 주제의 오스티나토를 그의 초기 가곡 '헨첼과 그레텔'에서 가져왔다. '이 음악은 시골의 주점을 연상시킨다. 제목은 스케르쪼이지만 이 곡은 솔직함이 미덕인 농부들의 춤이라고 할 수 있다' 라는 당시의 평론가 아우구스트 베어의 평이 이 곡을 잘 설명한다. 트리오는 보다 사랑스럽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말러 자신에 의해 생략된 악장으로, 1884년의 부수 음악 '제킹엔의 나팔수'에서 나팔수가 라인 성의 주인인 마가레타를 위해 세레나데를 부른 장면의 음악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단, 이 음악의 악보는 분실되었다. 어쨌든 이 악장은 간결하며, 트럼펫으로 연주되는 감상적인 주제를 자유롭게 두 번 변주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 힘차게 움직여서'라고 지시되어 있다. 가 장조 3/4박자. 3부 형식. 처음에 저음현에 의한 힘찬 오스티나토의 베이스가 나타난다. 그 상성부에서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8도 비약의 율동적인 동기를 여러 번 연주하여 충실한 화성을 만들어낸다.
말러는 여기에서 오스트리아 산악지방의 요들을 동반한 춤곡 분위기를 도입했다고 하는데, 브루노 발터는 말러가 소년시절에 자주 들어 귀에 익었던 춤곡을 정교화한 것이라고 다른 견해를 피력했다. 이어서 관이 더해져 처음으로 선율적인 4도를 사용한 뚜렷한 선을 제시하게 된다.
역시 바소 오스티나토 위에서 점차 크레센도하며 그 정점에서 목관과 바이올린이 다음 부분, 즉 복합3부 형식의 제1부 중간부에서 중요한 구실을 하는 선율을 연주한다.
이렇게 해서 이 중간부에서, 이 선율(제2바이올린과 비올라) 위로 관이 오스티나토의 선율과 악보 9를 연주한다. 열광적으로 진행되면, 바이올린이 올림 다 단조로 대위선율을 동반하여 힘차게 악보 8의 오스티나토를 제시한다. 그러면 콘트라베이스와 튜바의 공허 5도 위로 악보 11이 나타난다.
이 명동음의 조바꿈을 거쳐 정점이 구축되고 바소 오스티나토는 8분음표로 변해서 나타난다. 그리고 그 위에서 첫머리의 제1부가 변형되어 다시 제시된다. 긴 트릴에 이어지는 강렬한 가 장조의 화음, 숨막힐 듯한 쉼표, 사라지는 듯한 호른의 울림을 지나서 곡은 바 장조의 목가적인 트리오로 들어간다. 트리오는 왈츠풍으로 부드러우며, 4도 동기를 베이스의 반주로 사용한다.
사장조로 조바꿈되면 1악장의 악보 2와 연관된 선율이 현에 의해 슈베르트풍으로 나타난다. 플루트, 클라리넷, 현 사이에서 다시 새로운 선율이 대위법적으로 제시된다. 이것이 단순하게 다루어져 저음현으로 사라지면 또다시 호른이(이번에는 8도) 부르는 소리로, 곡은 바소 오스티나토를 지닌 제1부의 재현에 해당하는 제3부로 이어진다. 이 제3부는 제1부보다 단순화되어 있으나 구성면에서는 오히려 충실하다. 관의 긴 트릴로 정점을 만들어내 속도를 증가시키면서 힘찬 화음으로 곡을 마친다.
3악장 Full Sail - Scherzo
Feierlich und gemessen, ohne zu schleppen
때로는 아름답지만 조금 섬뜩한 느낌도 든다. 이 곡이 장송행진곡은 남독일의 유명한 옛 동화 삽화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온 것이라고 하는데, 이 그림은 사냥꾼의 관을 숲의 동물들로 이루어진 보헤미안 밴드가 따르는 우화이다. 하지만 그보다 흥미를 끄는 것은 이 주제가 유명한 노래 'Frere Jacquew'를 단조로 전조하여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Brother John'이라는 제목으로 영어로 옮겨진 가사는 'Are you sleeping, are you sleeping, brother John?'이다. 말러의 12 형제 중 5명이 어려서 죽었고, 살아남은 말러는 이들에게 늘 죄책감을 가졌다고 전해진다. 자, 말러는 아직도 자고 있느냐고 형제들에게 묻는다. 케논(돌림노래)으로 진행되는 이 주제를 배경으로 클라리넷에서는 독자적인 멜로디가 흘러나오게 되는데, 아도르노는 이를 최초로 드러나는 말러의 전형적인 대위선율이라고 하였다. 이 주제의 중간부분에는 유대풍 혹은 헝가리풍 밴드 선율이 느닷없이 흘러나오는데, '지붕 위의 바이올린'의 중간에 삽입되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이 주제는 작곡가의 출신성분을 드러낸다. 악장은 3부 형식으로서, 중간부에서 차용하고 있는 것은 역시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의 마지막 곡인 '그녀의 푸른 두 눈동자'이다. 실연 당한 주인공의 세계에 이별을 고하는 곡으로서 약음기를 낀 바이올린에 의해 연주된다.
이 악장의 패러디가 청중들에게는 늘 문제가 되었지만 말러 자신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이 음악이 '때로는 아이러니하면서도 행복한 것으로, 때로는 섬뜩하면서도 깊은 것으로' 이해되기를 원했다. 1894년의 바이마르 연주회 이후 말러는 이 곡을 프로그램화하여 설명하고 싶어하지 않았는데, 이는 오히려 더 큰 혼란을 청중들에게 가져다 주어서 1901년에 이르러서도 루트비히 쉬더마이어같은 평론가는 이 곡이 '행복하고 떠들썩하게 흘러간다'고 평하는 바람에 말러를 성가시게 만들었다. 말러는 나중에서야 왜 이토록 청중들이 이 아이러니를 이해하지 못하는 지 알게 되었다. 1910년 레이덴에서 프로이트와 가졌던 대화를 통해, 말러는 그의 음악이 깊은 감정에 영감을 받은 가장 숭고한 순간에서도 왜 늘 갈구하던 완벽함을 얻지 못하는 지 갑자기 깨달았다. 이유는 이 악장처럼 어떤 종류의 속된 멜로디가 끼여들어 모든 것을 망쳐놓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프로이드는 말러가 어렸을 적 어머니가 아버지로부터 받은 학대를 견디다 못해 거리로 뛰어 나갔을 때 거리의 손풍금에서는 유명한 비인의 노래 'Ach du liebe Augustin'가 유쾌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프로이드는 이 사건이 말러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분석하게 된다.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가 독일어였던 분이라면 아마 그 곡을 알고 계실 것이다. 이 곡은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밑에서'도 말러의 교향곡에서의 역할과 마찬가지로 한스 기벤라트의 좌절과 대비시키며 아이러니의 효과를 위해 뒷 부분에 언급되고 있다.
'완만하지 않게, 장중한 위엄을 가지고'라고 적혀 있다. 라 단조 4/4박자. 3부 형식. 앞에서 얘기했듯이, 프랑스의 화가 칼로의 작품에서 힌트를 얻은 악장. 팀파니의 연타에 의한 4도 동기에 실려 먼저 콘트라베이스, 이어서 첼로, 그리고 튜바의 순으로 카논풍의 허무감으로 가득찬 옛 보헤미아의 민요 '마르틴 형제'(또는 '야곱 형제') 또 프랑스 민요 '자크 형제' (art : 단조로 바뀌어서 나오기 때문에 잘 들어야 함)라고도 한다)에 의한 선율이 나타난다. 곧이어 4도를 사용한 오보에 선율이 더해진다.
이 2개의 선율이 팀파니의 동기 위에서 나타나며, 팀파니 소리가 사라지면 오보에와 트럼펫이 비교적 유연하고 풍부한 표정의 새로운 선율을 연주한다. 큰북과 심벌즈가 인상적으로 울린다. 이 선율이 현으로 다루어지고 바순으로 반음계적인 악구가 나타나면 팀파니는 4도 동기를 연타하기 시작하고 앞의 2개 선율의 동기가 바순과 저음현으로 나타난다. 관이 회상하는 듯 4도를 연주한다. 이 경과구에서 곡은 중간부(사 장조)로 들어가며, 하프와 저음현의 피치카토를 바탕으로 바이올린이 약음기를 붙여서 부드러운, 4도를 사용한 새롭고 밝은 선율을 제시한다.
이 것은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의 제4곡 '두 개의 푸른 눈'의 '길에는 오르고 싶은 한 그루의 나무가 있고…' 부분의 선율에 기초하며 '소년의 마술 뿔피리'의 선율과도 관계가 있다. 몽상에 의한 고뇌로부터의 해방의 상징이라고 한다. 이 선율이 가곡풍으로 우아하게 다루어져 중간부가 끝나면 곡은 내림 마 단조로 제1부가 재현된다.
어 두운 분위기가 지배적이며 익살스런 선율이 더해지고 팀파니는 4도를 울린다. 반음 낮은 라 단조로 들어가면 곡은 갑자기 속도가 빨라진다. 곧이어 신랄한 행진곡이 뒤따른다. (Plotzlich viel schneller, 138~142마디)
말러가 왜 그의 야심찬 첫 교향곡에서 이러한 패러디를 집어 넣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 말러가 만년에 정신분석을 의뢰한 프로이트의 보고서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씌여 있다.
말러의 아버지는 그의 어머니를 심하게 다루었습니다. (art : 심하게 두들겨 패고 육체적인 학대를 가했음. 어머니는 고상했으나 반대로 정상인보다 지능이 약간 모자랐다고 함) 그리고 말러가 여전히 소년일 때 각별히 당혹스런 장면이 그에게 닥쳤지요. 그것은 소년에게 참을 수 없는 것이었고 그는 집을 뛰쳐 나갔습니다. 그런데 그 때 잘 알려진 비엔나의 가락 '오 사랑스런 아우구스틴(Ach du lieber Augustin)'이 아코디언을 통해 흘러나옵니다. (art : 꼬마 때, 이 가락을 모두 기억했다고 하니 말러의 천재성을 어느 정도 알 수가 있음) 말러는 이 순간 깊은 비극과 얄팍한 재미가 동시에 그의 영혼 속에서 결합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고요해지면 속도도 이전으로 돌아가고, 온화한 분위기 속에 악보 14와 4도 동기가 연주되면서 여리게 이 악장이 끝나고 4악장으로 이어진다.
4악장 좌초 A funeral march in the style Callot
Stürmisch bewegt
'아타카(쉼 없이)'로 바로 이어지는데 초연 당시 폭풍과 같은 이 곡의 충격은 대단한 것이어서 말러의 친구 프리트리히 뢰르는 '근처에 앉은 한 귀부인은 아타카로 이어지는 마지막 악장에 너무 놀라 들고 있던 것을 전부 떨어뜨렸다'라고 회상하고 있다. '지옥으로부터 천국으로'라는 곡의 초기 제목은 당연히 단테의 이름을 떠올리게 만든다. 처음에 '폭풍처럼' 제시되는 주제가 바로 '지옥' 주제이다. 말러는 이 주제의 동기를 리스트의 '단테 교향곡'으로부터 가져왔다. 이 폭풍은 긴 라인의 서정적인 제2주제로 이어지고 제시부(1-253다디)의 마지막에서는 1악장의 서주를 회상한다. 발전부(254-457마디)에서도 앞에서 제시된 두 주제가 주요하게 사용되기는 하지만 '천국'의 코랄이 제2주제와 다시 등장하는 1악장의 서주 사이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말러는 1악장의 서주를 재인용한 이 부분을 일컬어 '영웅의 젊음에 대한 암시'라고 하였다. 재현부(458-695마디)는 서정적인 제2주제로 시작하고 그 다음 부분에서 '지옥' 주제는 ppp로 멀리 물러나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마지막은 '천국' 주제의 승리가 코다(696-731마디)로도 이어지며 화려하게 마무리지어진다. 말러가 '지옥' 주제의 동기를 리스트의 '단테 교향곡'으로부터, '천국' 주제의 동기를 바그너의 '파르지팔' 중 성배의 주제로부터 가져온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다. 이외에 이 악장에서는 말러의 초기 작품 '탄식이 노래'의 흔적도 엿볼 수 있다.
'태풍처럼 움직여서' 2/2박자. 소나타 형식. 곡 은 자유롭고 변화가 많은 소나타 형식을 따른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동시에 3개의 큰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도 생각된다. 그 제1부는 바 단조이며, 피로에 지친 절망의 수렁에서 완강히 반항하여 일어서려는 것처럼 강렬하고 정열적으로 전체 악기가 연주한다. 그리고 소위 서주에 해당하는 부분이 꽤 이어진다. 현의 거친 절규에서 트럼펫과 트롬본이 뒤에서 다시 나오는 주제의 첫머리를 힘차게 연주한다. 이것은 1악장 발전부의 선율에 기초한 것이다. 이어서 이것과 반대의, 하강적인 반음계풍 단편이 목관으로 연주된다.
다시 바이올린의 절규에 이어 위의 2개의 단편이 나타나는데, 이번에는 현이 격렬한 움직임으로 더해진다. 그리고 정점에서 '정열적으로'라고 지시된 부분으로 들어간다. 여기에서 목관과 저음현으로 제1주제가 율동적인 모습을 나타낸다.
이것은 바 단조로 시작되며 1악장의 소재와 이 서주의 단편에 기초하고 있다. 이 정열적인 부분은 제1주제의 제시부에 해당하며, 이 주제를 여러 가지 악기가 다양한 형태로 제시한다. 거기에는 서주의 동기가 금관으로 가담하기도 하고, 1악장의 선율도 사용되어 색채를 더하기도 한다. 곧이어 '아주 포악하게'라고 지시된 부분으로 들어가, 금관의 강렬한 울림 속에서 목관과 현이 광란하는 듯한 선율을 연주하고 바 단조로 정열을 발산한다.
이후 조용해지면 서주의 반음계적인 동기가 조용하게 나타나고 현이 반음계적으로 물결치면서 상승하여 1부를 마친다. 내림 가의 딸림 7화음에서 이어지는 2부의 내림 라 장조가 암시된다. 2부는 현이 연주하는 긴 제2주제로 시작된다.
이것이 끝나면 저음현이 셋잇단음표 음형을 반복하고, 클라리넷이 1악장 첫머리의 4도 동기를 회상하듯이 제시한다. 여기에 서주의 반음계적인 단편이 이어져 곡은 사 단조로 들어가며 다시 속도가 빨라진다. 피콜로와 플루트와 현의 빠른 음형 속에서 반음계적인 음형이 태풍처럼 다루어진다. 동시에 서주의 또 다른 단편도 금관으로 연주된다. 그리고 2주제도 모습을 나타낸다. 말러는 교묘한 관현악법을 사용하여 이것들을 차례로 처리한다. 갑자기 다 장조로 앞의 2개 주제와 관련된 새로운 선율도 목관으로 연주되고, 제2주제와 꽤 관계가 있는 힘찬 선율도 다 단조로 나타난다.
서 주의 반음계적인 단편이 금관으로 강렬하고 분명하게 제시되면, 서주의 또 다른 단편이 거기에 대응하듯이 용감하게 나타난다. 이렇게 제2부의 압도적인 정점이 만들어지고 곡은 슬픈 라 장조로 들어간다. 그러나 곧 앞의 속도로 돌아가 제3부로 들어간다.
제3 부는 악보16의 제1주제 선율을 잠시 회상하는 듯하나 곧 호른으로 제1악장 최초의 4도 동기 -- 자연의 힘의 동기를 제시하여 자연의 승리, 인간의 패배, 그에 의한 인간적인 희극을 묘사해 낸다. 일시적으로 가 장조로 조바꿈되나 곧 다시 라 장조로 돌아온다. 그러나 속도가 느려지면 라 단조로 되어 1악장 서주의 구성과 비슷한 부분이 펼쳐진다. 악보 2의 선율도 이 마지막 악장의 반음계적인 단편과 관련해서 부자연스럽게 되돌아온다. 여기에서, 이번에는 제2주제와 그것과 관계있는 부드럽고 풍부한 표정의 선율이 첼로와 바이올린으로 연주된다. 이것이 목관과 현으로 다루어지는데, 전과 같은 격렬함은 볼 수 없다. 아직 체념할 수 없다는 듯이 서주의 선율적인 단편에 이어 제1주제가 나타난다. 그러나 그것도 '최고의 힘'이라고 지시된 아주 강렬한 코다에 이르면, 4도 동기에 압도되어 버린다. 젊은이의 의지와 힘을 나타내듯이 서주의 단편을 연주한 후, 바순과 저음현으로 연주되는 제1주제의 단편 위로 금관이 4도 동기를 제시한다. 어느새 이 제1주제의 단편은 트릴풍의 음형으로 바뀌고, 제2주제의 첫머리에 기초한 음형이 금관으로 연주되면서 최후에 곡은 힘차게 정열적으로 라 장조로 끝난다.
글 출처 : http://kr.blog.yahoo.com/arttgood/
교향곡 제1번 거인(Titan) 라장조
말러(Gustav Mahler, 1860~1911, 오스트리아)의 교향곡 제1번 거인(Titan)은 그가 24세 때 착수하여 29세에 완성한 곡이다. 그의 다른 교향곡에 비하면 짧은 편에 속하며 연주 시간 약 50여 분에 불과하다. 이 교향곡은 4년 전에 작곡한 가곡집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와는 쌍둥이와 같은 관계를 지닌다. 말러의 모든 작품 중에서도 가장 친밀감을 주는, 아름다운 정감으로 넘치는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가 그대로 교향곡 제1번에 사용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가곡집을 들어 본 사람이라면 한층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말러에게 가곡과 교향곡은 서로 다른 세계를 주장하는 별개의 표현 형태가 아니고 오히려 같은 표현 의식의 뿌리에서 솟아난 두 개의 가지에 지나지 않았다. 그의 가곡은 대부분 관현악 반주가 붙어 있으며, 슈베르트나 슈만, 볼후 등의 리트가 말과 음악이 서로 변증법적으로 작용하여 작곡된 것과는 달리, 텍스트가 암시하는 '감정의 풍경'을 출발점으로 하고 모든 표현을 육성과 관현악의 팔레트로 그려 내려는 점에서, 그의 가곡이 본질적으로는 교향적 음악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육성은 관현악 전개에 알맞는 자리를 베풀어 주는 몫을 할 뿐이다. 뒤집어 말하면, 그것은 순기악적인 형식을 따른 교향곡도 그대로 해당되는 말러 음악의 본질적인 특징이었다. 민요적 성격을 지닌 소박한 전음계적 선율선과, 그러한 소박함과는 정반대의 다채롭고 섬세한 화성 및 풍성한 음향, 그리고 그 두 가지 요소가 서로 협력하여 만들어 내는 오묘한 심정의 무늬 등 모순되는 두 개의 대립적 성격의 독특한 결합 위에 말러 음악은 성립되어 있다. 즉 그의 교향곡은 비록 육성과 말이 포함되지 않은 경우에도 언제나 하나의 '무언가'였던 것이다.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와 함께, 다감한 청춘과 낭만적인 환상의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는 그의 교향곡 제1번 제1악장의 제1주제는 가곡집의 제2곡 '아침 들판을 건너가면'의 젊음으로 넘치는 명랑한 멜로디가 그 주제를 이룬다. 또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제4곡 '연인의 푸른 눈'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보리수'의 선율, 즉 젊은이가 실연의 아픈 가슴을 안고 보리수 나무 그늘에서 흩날려 떨어지는 꽃송이를 보며 비로소 영혼의 안식을 찾아내는, 평화와 고요로 가득 찬 꿈처럼 아름다운 선율이 제3악장의 트리오 부분에 나와난다. 그리고 교향곡 제1번은 제1, 제3악장이 가장 아름답다.
'20세기 이후의 음악 > 구스타프 말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러 교향곡 5번 베르나르드 하이팅크 RCO (0) | 2008.08.04 |
---|---|
말러 교향곡 5번 게오르그 솔티 CSO (0) | 2008.08.04 |
말러 교향곡 5번 Anton Nanut (0) | 2008.08.04 |
말러 교향곡 1번 3악장 (0) | 2008.01.31 |